베타뉴스 천신응 기자]
인터넷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두되는 용어가 ‘웹 2.0’, 그리고 ‘웹 표준’이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귀가 따가울 정도로 많이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용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미미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웹 2.0으로 수익을 창출한 모델은 이를 소개하는 컨퍼런스 뿐”이라는 평가까지 나올까. 흡사 ‘밀레니엄 버그’가 그랬던 것처럼, 몇몇 관계자와 전문가들만의 말 잔치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나온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은 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는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시장을 선점하는 이가 차세대 인터넷 시대의 리더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최근 법인 전환 후 본격 ‘웹 2.0’ 및 ‘웹 표준’ 컨설팅 업무를 표방하고 나선 퍼니피플(www.funnypeople.co.kr) 권영칠 대표를 만나봤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발전했다고요?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그런 평가를 내릴 수 없습니다.”
권영칠 대표는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 특히 사이트 부문에 대해 인색한 진단을 내리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액티브X를 많이 사용하는 곳입니다. 단지 예쁘고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위해 당초 의도에서 변질된 태그를 사용하는 사례가 난무하고 있고요. 전세계 수많은 웹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한국의 인터넷 기술이 평가절하되는 이유입니다.”
권대표는 우리나라 인터넷 사이트의 99%가 웹표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웹표준을 지키지 않다보니, PC를 제외한 플랫폼에서의 접근이 어려워지고 그나마 PC에서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때만 접근이 가능해진다는 것. 또 수많은 웹페이지를 제대로 검색하고 분류하기가 어려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편법적인 태이블 태그 등의 사용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IE 6.0까지는 그나마 융통성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편법은 이미 IE 7.0에서 설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는 더욱 엄격해질 것이고요. 퍼니피플은 이러한 시대 변화에 발맞춰 그 수요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는 PC 이외의 플랫폼 뿐 아니라 PC 플랫폼에서의 인터넷 사용에서도 웹 표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퍼니피플은 이러한 변화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될 99%의 인터넷 사이트가 영업 대상이라고 밝혔다.
“퍼니피플은 사이트를 구축해주는 웹에이전시 기업이 아닙니다. 이미 구축된 사이트를 대상으로 웹2.0과 웹 표준에 알맞은 컨설팅을 하고 그와 관련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 “본격적인 웹표준 수요 움틀 것” = 권영칠 대표가 수년간 운영해오던 웹개발연구소 ‘포테이토웹’을 ‘퍼니피플’로 개명하고 법인으로 전환하고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의 웹개발 업체들은 사이트 내의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주 업무였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은 물론, 종전 사이트의 재편과 애플리케이션 수정 수요가 막대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서다.
“1994년 본격 활동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기술을 축적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부터는 웹 개발과 관련해 집중적인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자부합니다. 퍼니피플은 웹 표준과 웹2.0에 대해 특화된 기반을 가진 기업입니다.”
권 대표는 그 동안이 웹2.0과 웹표준에 대해 준비하는 기간였다면, 이제는 그간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웹 환경을 그릴 시기가 도래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그에 걸맞는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인터넷 브라우저가 가진 기능 상의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액티브X 등을 어쩔 수 없이 사용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퍼니피플은 웹 표준을 지키면서도 보다 빠르고 풍부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이다.
“자바스크립트와 DOM(document object model), CSS(Cascading style sheet), 에이작스(Ajax) 등을 이용해 기능 상의 제한을 극복하면서도 웹 표준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더욱 빠르고 신뢰성 있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인터페이스도 사용자 중심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됩니다.”
◇ “온라인 웹에디터 3.0 기대해주세요” = 실제로 퍼니피플의 이러한 기술력은 조만간 베타뉴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관리자단에서만 임시 오픈된 새로운 글쓰기 애플리케이션 ‘퍼니 웹에디터 3.0’이 그것이다.
액티브X 방식을 사용한 종전의 베타뉴스 웹 에디터는 파이어폭스 등의 써드파티 브라우저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윈도우 비스타에서도 사용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 적용되는 에디터의 경우 이러한 제약이 모두 극복된다는 설명이다. 퍼니피플 개발팀장 노재동 씨의 말이다.
“웹 2.0 기반의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와 웹 표준 환경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은 초기버전이지만 베타뉴스에 최초로 적용되며, 향후 보다 완성된 모습으로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노팀장은 오프라인 문서 편집의 대명사가 ‘MS워드’였다면, 퍼니피플의 웹 에디터는 온라인 웹 에디터의 최고를 노리고 있다면서, 사용자 편의성, 표준성, 기능성 면에서 그 어떤 대형 포털과 블로그 사이트의 글쓰기보다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구겨넣은 웹 에디터가 좋은 애플리케이션이 아닙니다. 이용자들이 최소한의 선택의 최대한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편집기가 최선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러한 인터페이스 차이는 소요 인력과 비용의 차이와 직결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퍼니 웹에디터는 최상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 즐거운 사람들 ‘퍼니피플’ = 앞서가는 웹 환경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 특성 때문일까? 퍼니피플은 지분 구성과 회사명에서도 개발자 중심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근직 4인을 포함, 총 6인의 직원 대부분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창의성에 가장 초점을 맞춘 회사 분위기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이 이처럼 비정상적인 모습을 가지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을 단순히 구현하는데 급급하도록 했던 개발 문화가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미래를 내다보기보다는 프로젝트 그 자체에만 얽매였던 것이죠. 겉만 화려한 한국 인터넷의 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권 대표는 이러한 모습과 구조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기획자는 기획을, 개발자는 개발을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고, 결과적으로 그 보상을 골고루 나눠갖는 모습을 꿈꿨다는 것.
“사람은 없고 조직만 남아 있는 기존의 개발자 생태계 구조를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사람이 기계 취급을 받아야 했죠. 퍼니피플은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회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명도 퍼니피플(Funny People)로 정했다. 무엇보다 사람이 즐거워야 새로운 웹 환경을 선도해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서다. 그리고 자신을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즐거운 사람들’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어쩌면 말도 안되는 모습을 그리는 ‘웃긴 놈들’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수차례에 걸쳤던 영입제의와 인수제의를 고심 끝에 거절했던 이유는 이러한 꿈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중심의 웹 2.0 시대에 한국의 인터넷 환경을 ‘웹 표준’에 걸맞게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종전의 개발자 구조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권대표는 퍼니피플이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그리고 새로운 개발자 문화를 창출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주기를 바란다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엔지니어 중심의 많은 회사가 그랬듯, 퍼니피플 또한 항차 반드시 나타날 암초에 어떻게 휩쓸릴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웹 2.0, 그리고 웹 표준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폭발할 것이며 퍼니피플이 그에 대비한 기술력을 다져온 것은 확실해 보인다. 베타뉴스와 함께 성장해온 퍼니피플이 이 즐거운 꿈을 어디까지 ‘개발’해나갈지 자못 궁금해진다.